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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2n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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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apter 10
  2.  
  3. < -- 북부 -- >휴고가 저택을 떠나고 얼마 후 루시아는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잠에서 깼다. 무거운 몸을 간신히 일으켜 앉아 줄을 당겨 하녀를 불렀다. 어제 마신 와인 한 병의 후유증으로 위가 약간 쓰렸다. 마치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처럼 하녀는
  4.  
  5. 금방 달려왔다.
  6.  
  7. “일어나셨습니까. 마님.”
  8.  
  9. “화장실..가고 싶은데 좀 도와주게.”
  10.  
  11. 루시아는 하녀 부축을 받으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발을 바닥에 내딛는 순간 다리 사이 안쪽이 아리하게 아파와서 인상을 썼다.
  12.  
  13. “많이 편찮으십니까? 의사를 부를까요?”
  14.  
  15. 루시아는 순간적으로 옆에서 부축해 주고 있는 하녀의 표정을 살폈다. 하녀의 말투는 사무적이었지만 그 안에 마치 ‘네가 어디가 아프고 왜 아픈지 알고 있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16. 자격지심이었는지 하녀의 표정은 언제나처럼 덤덤했다. 하녀가 나이 지긋한 중년인이라는 사실이 다행이었다.
  17. 스물 초반의 어린 하녀였으면 지금 이 상황 자체가 몹시 불편할 것 같았다. 루시아는 하녀들의 생활과 습성을 잘 알고 있었다.
  18. 주인 앞에서는 쓸데없는 말을 하는 것도, 다양한 감정을 표정에 드러내는 것도 금하도록 교육받지만 그건 주인 앞에서일 뿐, 뒤에서 저들끼리 있을 때는 웃고 떠드는 보통의 사람이었다. 하녀들은 숙식까지 고용주 집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행동반경이 한정되고 시야
  19.  
  20. 가 좁았다.
  21. 자연히 그들의 관심은 고용주 가족에게 집중되었다. 주인의 말 한 마디, 행동,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들은 반복적 하루를 보내는 하녀들에게 이벤트였다.
  22. 루시아는 하녀로 있을 때 묵묵히 일만 하는 편이었다. 입이 무겁고 성실한 루시아는 마님의 눈에 들었다.
  23. 오래 일한 하녀들을 제치고 파티까지 따라다니는 시중을 들게 되었다. 주인마님을 측근에서 모시게 되자 다른 하녀들이 세모눈을 하고 루시아를 따돌렸다.
  24. 루시아가 속살거리는 성격이었다면 마님에게 고자질해서 하녀들을 혼쭐내거나 하녀들을 휘어잡아 알량한 권력을 누릴 수 있었지만 그녀는 그냥 맡은 일만 열심히 했다. 인간의 속성은 그러면 고마워하기는커녕 더 우습게 본다. 그래도 루시아는 그런 일로 상처받지 않
  25.  
  26. 았다.
  27. 쓸데없이 파르르 하는 그들이 한심하기만 했다.
  28.  
  29. 아무튼 루시아는 하녀들과 거의 친해지지 못해서 자기들끼리 깔깔거리는 대화에 끼어들지 못했다. 대충 분위기로 파악하면 별로 고상한 대화는 아니었다.
  30. 특히 주인부부가 한 침실을 쓰고 난 다음 날 그네들의 수다가 더 생기를 띄었다. 저들끼리 무슨 말을 하다가 까르르 웃는 것이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31. 공작가 하녀들이라고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저들이 사석에서 자기들끼리 무슨 얘기를 하든, 그것이 직접 그녀의 귀에 들어오거나,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는다면 뭐라 할 수는 없었다. 다만 그런 뒷사정을 잘 아는 바람에 그런 점까지도 저절로 신경 쓰게 되
  32.  
  33. 는 것이 좀 피곤할 뿐.
  34.  
  35. “..아니. 조금 도와주기만 하면 돼. 그리고 어제 내가 유리잔을 떨어뜨려 깨뜨렸는데.”
  36.  
  37. “모두 치웠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꼭 슬리퍼를 신으십시오.”
  38.  
  39. 하녀들이 왔다갔다하며 청소하는 기척도 모르고 잤다. 아마 반쯤은 기절했는지도 모르겠다. 느릿느릿 걸음을 떼며 화장실을 다녀와서 다시 침대로 향하는 길에 문득 창밖으로 시선을 주며 걸음을 멈추었다. 옆에서 도와주던 하녀도 얌전히 멈추어 섰다.
  40.  
  41. 발코니로 이어진 굳게 닫힌 창밖으로는 널찍한 저택의 뜰이 펼쳐져 있었다. 정말 넓긴 넓구나, 별 생각 없이 그렇게 중얼거리는데 저 멀리서 저택을 향해 맹렬히 달려오는 뭔가를 발견했다.
  42. ‘로이..크로틴..?’마치 선불 맞은 멧돼지처럼 씩씩대며 달려오는 꼴이 점점 선명해졌다. 아침부터 무슨 일일까. 딱 봐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데.
  43.  
  44. “전하께서는 어디 계시지?”
  45.  
  46. “새벽 일찍 북부로 떠나셨습니다.”
  47.  
  48. “...안 계시다고?”
  49.  
  50. “그 일에 관해서 마님께서 기침하시면 말씀드릴 것이 있어서 집사가 마님을 뵈려 기다리고 있습니다.”
  51.  
  52. “들어오라고 하지 왜.”
  53.  
  54. “여기는 들어 올 수 없어서...”
  55.  
  56. “아...”
  57.  
  58. 남편과 함께 있는 중이 아니라면 귀부인의 침실은 금남구역이었다. 불륜에 관대한 제논이지만 집안 침실로 사내를 끌어들이는 일만은 용납하지 않았다.
  59. 현장을 들켰다가는 위자료 한 푼 받지 못하고 이혼 당해 쫓겨나도 항변하지 못했다. 정원은 되고 침실은 왜 안 되는데? 좀 우스운 관습이었다.
  60. 지난 번 전쟁으로 적국이었던 나라 중에는 제논을 문란한 나라라고 손가락질하는 곳이 있었다. 국가와 왕실을 모욕했다고 제논은 공개적 서한으로 맹렬하게 항의하며 물고 늘어져 결국 사과를 받긴 했지만. 글쎄. ..루시아는 딱히 그게 틀린 말이라고는 생각하지
  61.  
  62. 않았다.
  63.  
  64. “오늘 떠나기로 한 건 어찌 되었나?”
  65.  
  66. “주인님 명으로 일정은 내일로 미루었습니다.”
  67.  
  68. “그럼 당장 급한 건 아니겠네. 집사를 보는 건 나중에 하지. 조금 더 자고 나서.”
  69.  
  70. 하녀에게 꿀물 한 잔 가져오라고 해서 마신 후 다시 침대로 누워 눈을 감았다. 조금 전 봤던 로이의 잔상이 어른거렸다. 그는 저택에 없다는데 무슨 일일까. 깊이 생각하는 것도 귀찮았다. 루시아는 곧 다시 잠이 들었다.
  71.  
  72. “이럴 순 없어! 이럴 순 없다고!!”
  73.  
  74. 아침부터 들이닥쳐 펄쩍 펄쩍 뛰는 로이의 발광을 딘은 대단히 대수롭지 않은 낯빛으로 구경했다. 붉은 머리카락은 마치 불이 붙은 것처럼 들썩거렸다. 워낙 많이 봐서 이젠 구경거리도 아니었다.
  75.  
  76. “태자 전하는 어쩌고 왔어?”
  77.  
  78. “알 게 뭐야! 난 아직 그거 한다고 대답 안 했다고!”
  79.  
  80. 휴고는 수도를 떠나는 대신 태자 곁에 밑을 만한 호위를 붙여 주기로 약속했고, 로이를 간택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녀석이긴 했지만 실력만큼은 누구도 따를 자 없었다.
  81. 아직까지 로이를 상대할 수 있는 무력을 갖춘 기사는 휴고만이 유일했다. 로이의 의사 따위는 상관없었다.
  82. 휴고는 늘 하던 대로 ‘해’ 명령했고, 재고해달라는 로이의 대답을 무시했다. 못한다고 바닥에 드러누웠다가 휴고에게 늘씬하게 두들겨 맞고 입이 댓 발은 튀어나와 호위를 시작한 것이 이틀 전 밤. 그래도 여전히 로이는 어떻게 하면 이 일을 그만둘 수 있을까
  83.  
  84.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85. 아침에 공작이 보낸 사람 편으로 태자에게 서신이 도착했다. 태자를 측근 호위중인 로이는 어깨 너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86. 간략한 설명으로 북부에 일이 생겨 급히 떠난다고 쓰여 있었다. 그걸 본 순간 로이는 기겁을 해서 달려왔지만 이미 공작은 떠난 뒤였다.
  87.  
  88. “주군께서 이미 하라고 명하신 일이야. 어서 돌아가는 게 좋을걸. 호위 대상 곁을 비우면 안 되지.”
  89.  
  90. “우이씨! 북부에서 일이 생겼다잖아! 그 재밌는 일에 날 빼놓다니!!”
  91.  
  92. 딘은 로이를 한심하게 보며 혀를 찼다.
  93.  
  94. “그게 재밌는 일이냐?”
  95.  
  96. “하루 종일 꼼짝없이 태자 곁에 붙어 있는 것보다 100배는 재밌지! 이렇게 되면 혼자라도 쫓아갈 거야.”
  97.  
  98. “얼씨구. 어디 한 번 해 봐라. 넌 주군 눈에 띄는 순간 죽는 거야.”
  99.  
  100. 딘의 살벌한 예언에도 로이는 의기양양하게 팔짱을 꼈다.
  101.  
  102. “흥. 주군은 죽을 때까지 날 패기는 해도 죽이진 않아.”
  103.  
  104. “.... 참 이상한 데서 자랑스러워하는군. 네 말대로 죽진 않아도 최소 팔 하나 다리 하나 2군데는 부러질 걸. 아니지. 어디 하나 부러지진 않지만 사흘 밤낮으로 두들기실 지도 모르지.”
  105.  
  106. 로이는 질린 표정을 지었다가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로이는 주군을 참 좋아하지만 가끔 발동하는 지랄 맞은 성격만큼은 아니었다. 그러나 로이를 제외한 다른 기사들은 공작의 구타가 로이 한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107. 애초에 공작에게 기어오르는 건 로이가 유일했다. 그렇게 혼나고도 대차게 덤벼드는 걸 보면 어떤 의미에서는 참 대단했다.
  108.  
  109. “그건 좀 아파. 근데 넌 왜 여기 있어? 주군 안 따라가고.”
  110.  
  111. “난 북부까지 마님 호위하게 됐어.”
  112.  
  113. “아. ..주군 결혼했지?”
  114.  
  115. 로이는 덤덤하게 중얼거렸다. 다른 사람들이 공작 결혼 소식을 듣자마자 입은 쩍 벌리는 추한 표정으로 놀라움을 표현했지만 로이는 어깨만 으쓱하고 말았다. 로이의 정신세계는 보통 사람과 어딘가 살짝 달랐다.
  116.  
  117. “음. 어떤 분이 마님이 되셨는지 좀 궁금해. 듣기로는 공주님이시라는데.”
  118.  
  119. ‘난 아는데. ’아무리 생각 없는 로이이지만 그 날 공작저에서 만났던 공주님과의 일을 떠벌일 정도로 멍청이는 아니었다. 그 때 일만 생각하면 로이는 아직도 키득키득 웃음이 나오곤 했다.
  120. 공주님이 주군께 ‘청혼을 드리러 왔습니다. ’ 할 때 주군이 크게 당황하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
  121. 자그마한 아가씨가 주군께 한 방 거하게 먹이는 것이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었다.
  122.  
  123. “좀 걱정이다. 난 귀부인들 대하는 것이 그렇게..편치가 않아서.”
  124.  
  125. “괜찮을걸.”
  126.  
  127. “음? 마님을 뵌 적 있어?”
  128.  
  129. 로이가 머리를 긁적였다.
  130.  
  131. “뭐 그렇다기 보다는..괜찮을 거야. 내 감이야.”
  132.  
  133. 딘이 쿡 웃음을 터뜨렸다.
  134.  
  135. “그래. 네 녀석 짐승 같은 감을 믿어보도록 하마. 그보다 그만 포기하고 어서 돌아가. 집사 눈에 띄었다가는 잔소리 들어.”
  136.  
  137. “으음..제롬은 좀..무서워.”
  138.  
  139. 어쩔 때는 주군보다 더.
  140.  
  141. “그건 고마운 일이군요.”
  142.  
  143. 들려오는 목소리에 로이의 안색이 순식간에 탈색되었다. 어느 새 나타난 제롬이 무척 엄한 얼굴로 로이를 잡아먹을 것처럼 노려보고 있었다. 저승사자라도 마주친 것처럼 로이는 히익 숨넘어가는 비명을 질렀다.
  144.  
  145. 다시 잠에서 깨었을 때는 이미 한낮이었다. 눈은 떴지만 도무지 일어날 수가 없었다.
  146. 온 몸이 바위가 되어 침대에 딱 붙어버린 것 같았다. 아침에 잠깐 일어났을 때보다 더 힘들었다.
  147. ‘아프다...’근육통이란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아프다. 최고 고통의 순간이 지나야 한 풀 꺾이는데 오직 시간만이 해결책이었다.
  148. 그의 말대로 오늘 이 상태로 마차 여행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했다. 눈만 감았다 떴다 운동하며 꼼짝없이 누워 있는 루시아를 곧 하녀가 들어와서 발견했다.
  149. 하녀는 아무래도 심상치 않아 보이는 루시아 곁에서 안절부절 못했다.
  150.  
  151. “마님. 많이 편찮으십니까?”
  152.  
  153. “...뭔가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것 부탁해. 일어나지 않고 침대에서 먹을 수 있는.”
  154.  
  155. 루시아는 말을 하면서 이맛살을 찡그렸다. 목이 잠겨 있었다. 아침까지만 해도 조금 깔깔한 정도였는데.
  156.  
  157. “아. 예. 마님. 즉시 준비해 오겠습니다.”
  158.  
  159. 잠시 후 하녀들이 쟁반 가득 이것저것 담아 가지고 들어왔다. 따뜻한 우유, 꿀에 버무린 과일과 견과류, 조그마한 크기로 구운 과자, 아직 따뜻한 빵 등등.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 앉아서 조금씩 먹어 속을 채우자 기운이 나는 것 같았다.
  160. 식사를 마치고, 목욕도 하고, 잠깐 한 숨 더 자고 일어난 후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응접실에서 제롬을 만났다. 하루 사이에 얼굴이 반쪽이 된 루시아를 보며 제롬이 우려를 표했다.
  161.  
  162. “주인님께서 마님 의향을 여쭈어 의사를 부르라 하셨습니다.”
  163.  
  164. “의사는 되었어요. 그 분은 한 발 앞서 영지로 출발하셨다지요.”
  165.  
  166. “예. 영지에서 온 급보를 받으시고 바로 출발하셨습니다.”
  167.  
  168. 제롬은 혹시 마님이 이 일로 화를 내거나 서운해 하지 않을까 해서 조마조마했다. 급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결혼 다음 날 새신부만 남겨놓고 인사도 나누지 않은 채 언제 보게 될 것이라는 기약 없이 남편이 휙 가버린 것이다.
  169.  
  170. 루시아는 애초에 이 결혼을 약식으로 한 것 자체가 그의 영지 일 때문이라고 알고 있었다. 새삼 서운할 건 없었다.
  171.  
  172. “우리는 언제 출발하나요?”
  173.  
  174. “아, 예. 예정은 내일이지만 주인님께서 서두를 것 없다고 하셨습니다. 마님께서 편하실 대로 하시면 됩니다.”
  175.  
  176. “예정이 내일이니까 내일 떠나는 걸로 해요.”
  177.  
  178. “예. 마님. 가는 길에 대한 간략한 브리핑을 드리려고 하는데 언제가 괜찮으십니까?”
  179.  
  180. “준비가 다 되었다면 지금 들을게요.”
  181.  
  182. “예. 마님. 출발지는 수도, 도착지는 북부의 로암입니다. 로암은 도시 이름이기도 하면서, 그 도시 중심에 위치한 타란 공작가의 성(城)을 칭하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본래대로라면 무척 먼 거리입니다만 게이트를 타고 갈 예정이라 약 나흘로 잡고 있습니다.
  183.  
  184. 혹여 전에 이용해 본 적 있으신지요?”
  185.  
  186. “없어요.”
  187.  
  188. 제논이 강대국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게이트’라고 불리는 마도구 덕분이었다. 어느 변방의 소식이건 늦어도 일주일이면 왕은 수도 가장 깊은 내왕 안에서 소식을 받아볼 수 있었다.
  189. 반란이건, 적의 침략이건 빠르게 대처가 가능했다. 게이트는 많은 나라에서 발견되었지만 제논에 압도적으로 많았다.
  190. 아주 먼 옛날 마법이 세상을 지배하던 때가 있었다. 한 때 세상을 지배했던 마도제국은 갑자기 멸망했다.
  191. 지금도 역사가들이 이유를 알아내고자 탐구하지만 아직까지 온갖 가설만 난무하고 확실한 이유는 아무도 몰랐다. 마도제국 멸망을 기점으로 세상에서 마법사라는 존재와 마법적 지식 또한 사라졌다. 그러나 일부 마도구는 고대 유물이 되어 아직까지 전해졌다.
  192. 마도구는 대부분 국보로 관리되고 있다. 그 중 땅에 박혀 있어서 떼어낼 수 없고 사물을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시키는 마도구를 ‘게이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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