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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을 차리자 눈앞에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리고,
- 머리는 두통으로 지끈거렸다.
- 손을 들어 눈을 비벼보려 했지만
- 무슨일인지 손이 올라가지 않았다
- ‘가위라도 눌렸나?’
- 주먹을 쥐고 안간힘을 써보았지만 팔은 올라가지 않았다.
- 뭔가 억누르고 있다는 느낌에 눈을 크게 뜨고 팔뚝을 보니
- 팔뚝이 의자팔걸이에 붙어있는 이상한 기계틀에 채워져 있었다.
- 허리와 허벅지, 발목 역시그 이상한 기계의자에 묶여있었다.
- 억지로 풀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 강철로 만들었는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 위험을 느낀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 주변에는 커다란 상자 하나와 거대한 천막이 전부였다.
- 게다가 빛이라고는 내 머리위에 대롱대롱 매달린 수명이
- 거의 다 된 전구 하나밖에 없어서 잘 보이지도 않았다.
- “거기 누구 없습니까? 살려주세요!!”
- 나는 죽기 살기로 소리쳤다.
- “음!!음!!”
-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거대한 천막에서
- 누군가의 소리가 들려왔다.
- 순간 천막이 내려가더니 아주 밝은 빛이 켜졌다.
- 나는 순간적으로 비치는 밝은 빛 때문에 눈을 감아 버렸다.
- 조심스레 눈을 뜨자 눈앞에
- 이상한 기계에 묶여있는 사람이 보였다.
- 그 기계의 양옆에는 톱니가 달려있었는데
- 톱니 사이에 사람이 눕혀져 있었다.
- 그 사람의 입은 테이프로 막혀 있었고,
- 나를 향해 뭐라고 말하려는 듯 이상한 소리를 냈다.
- “음!! 음!! 음!!”
- “이봐요, 괜찮아요? 무슨 일이에요?”
- 나는 묶여있는 사람에게 말했다.
- “드디어 일어나셨군요. 나의 실험체”
- 순간 위쪽에서 괴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위를 바라보자 천장에 스피커가 달려있었다.
- “당신이 한 짓입니까? 어서 풀어줘요!!”
- 나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며 소리쳤다.
- “지금 풀어줄 순 없습니다. 아직 실험이 진행 중이거든요,
- 제 목숨을 건 중요한 실험이요.”
- “뭐라고? 실험?”
- “그래요, 실험주제는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는 인간의 오류’ 정도가 되겠군요.
- 꽤 괜찮지 않나요? 윤인호 씨,
- 당신이 최선의 선택을 한다면 풀어주겠어요.”
- 갑자기 들린 내 이름에 나는 당황해하며 말했다.
- “뭐야? 당신 정체가 뭐야?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지?”
- “하하, 이름정도야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아낼 수 있어요.
- 그나저나 빨리 실험을 해야겠네요.
- 인호 씨, 전 당신에게 10분이라는 길고도
- 짧은 시간을 줄 겁니다.
- 그리고 당신은 그 사이에 선택을 해야 하죠.”
- “무슨 소리야?”
- “눈앞에 살인 기계에 묶여있는 사람이 보이죠?
- 물론 당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입니다.
- 지금부터 정확히 10분후면 기계에 달린 톱니가
- 묶여있는 사람의 몸을 토막 낼 겁니다.
- 하지만 10분 안에 당신이 기계를 멈추라고 한다면
- 기계는 멈출 겁니다.”
- 순간 그 기계에 달린 톱니가
- 시끄러운 기계음을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 묶여있는 사람은 울면서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 “무슨 짓이야?!!”
- 나는 놀라서 소리쳤다.
- “잠깐만요, 아직 설명이 안 끝났어요.
- 어차피 기계는 10분 후에야 사람의 몸에 닿을 겁니다.
- 아직까지는 괜찮아요.
- 그 살인 기계 옆을 보시면 커다란 상자 하나가 보일 겁니다.
- 그리고 그 위에는 커다란 쇳덩어리가 있죠, 보이시죠?”
- 녀석의 말대로 커다란 상자 위에는 무식하게
- 커다란 쇳덩어리가 매달려있었다.
- “당신이 묶여있는 사람을 살린다면
- 그 쇳덩어리가 상자 위로 떨어질 겁니다.
- 물론, 상자 안에도 사람이 들어있습니다.
- 누군지는 모르죠. 이미 죽어있는 사람이 들어있을 수도 있고,
- 당신과 관계없는 사람이 들어있을 수도 있고,
- 당신과 관계있는 사람이 들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 불확실하죠? 선택은 당신이 합니다. 앞으로 10분!”
- 나는 녀석의 말을 듣고 순간 고민했다.
- 묶여있는 사람을 보자 묶여있는
- 사람이 살려달라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 하지만 무턱대고 선택할 수만은 없었다.
- 상자 안에도 사람은 있으니까.
- 그게 정확히 죽은 사람인지 산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 “고민되나요? 어째서 고민을 하죠?
- 눈앞에 사람을 하나 살릴 수가 있잖아요?”
- 녀석이 스피커를 통해 쏘아댔다.
- 다시 한 번 묶여있는 사람을 봤다.
- 자신에게 점점 가까워지는 톱날에 겁을 잔뜩 먹은 얼굴이었다.
- 그 사람은 나를 보며 너무나 불쌍하게 울었다.
- 그 사람을 살려주고 싶었다.
- “하하하, 그나저나 아름다운 부인과
- 귀여운 아들을 두셨던데요? 인호씨?”
- 녀석의 말에 내 얼굴이 굳었다.
- “내 가족에게도 손 댄 거야?”
- “아뇨, 아뇨, 전 그냥 부인과 아드님을 만나본 제 느낌을
- 말 한 거뿐이에요. ‘화니’라는 꽃집 맞죠?
- 아드님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맞죠?”
- “미친놈 내 가족에게 손대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 “하하하, 잘 있을 겁니다. 걱정하지 마요.”
- 녀석이 재수 없게 웃어댔다.
- 그 녀석의 말 때문에 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 아까 녀석이 말했었다.
- 상자 안에는 나와 관계가 있는 사람이 들어있을 수도 있다고.
- 그게 나의 가족일수도 친구가 될 수도 있었다.
- 나는 고민을 하며 다시 한 번 묶여있는 사람을 봤다.
- 여전히 몸을 덜덜 떨며 나를 보며 울고 있었다.
- 그렇지만 그는 나와 상관이 없는 사람이었다.
- 상자에 나와 상관있는 사람이 있을수도
- 있다는 생각을 하니 다리가 저려왔다.
- “5분 지났네요, 서두르세요. 인호씨,
- 아니, 윤진수 아버님 아니면 최혜진의 남편인가요?”
- 녀석이 내 가족들을 들먹거리며 조잘댔다.
- “이런 신발”
- “결정하셨나요?”
- 나는 침착하게 생각했다.
- 최대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 내가 묶여있는 사람을 살릴 경우 최악의 경우는 많았다.
- 상자 속에 만약 나의 부인이나, 아들이나,
- 나의 친구들이 있다면 나는 미쳐버릴 것이다.
- 반면에 묶여있는 사람을 살리지 않을 경우
- 최악의 경우는 딱하나였다
- 상자에 원래 죽어있는 사람이 있을 경우.
- 그 경우에 나는 아무도 살릴 수가 없었다.
- 하지만 둘중에 어느선택을 하던지
- 나는 나를 기준으로 결정을 했다.
- 나를 위해 최대한 좋은 결과에 있을 수 있도록.
-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 톱니에 갈려 죽으면
- 내 부인이나 아들, 나와 관련된 사람이 죽을 일은 없었다.
- “흠, 2분 남았습니다.”
- 녀석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 “음!! 음!!”
- 묶여있는 사람은 죽음이 가까워진다는 걸 느꼈는지
- 더욱 심하게 고개를 저으며 소리쳤다.
- “결정했어. 당신 거짓말은 안하겠지?”
- “전 실험중입니다. 거짓말이란 있을 수 없죠.
- 자, 선택하세요. 누구를 살리시겠습니까?”
- 실험이란 게 좀 마음에 걸렸지만 나는 결정했다.
- 나는 애써 묶여있는 사람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 “상자에 있는 사람을 살리겠어.”
- “알겠습니다.”
- 순간 톱니의 속도가 빨라지더니
- 묶여있는 사람의 몸을 잘라냈다.
- 사방으로 핏방울이 튀어 차마 쳐다볼 수 없었다.
- 순간 커다란 소리와 함께 상자가 열렸다.
- ‘사랑하는 나의 아내? 아들?’
- 내 바람과는 다르게 상자 안에는 팔뚝으로
- 얼굴을 반쯤가린 사람 하나가 서있었다.
- 내가 살린 그 사람의 손에는
- 이상한 장비와 마이크가 들려있었다.
- 그 사람은 천장에서 들리던 목소리로 말했다.
- “살려줘서 고마워요”
- 처음에 녀석이 내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 “지금 풀어줄 순 없습니다.
- 아직 실험이 진행 중이거든요, 제 목숨을 건 중요한 실험이요.”
-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보니 눈앞이 캄캄했다.
- 살려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이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 순간 눈앞이 환해지고 내앞에
- 누군가 묶인채 앉아있는게 보였다.
- 나랑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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