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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상
- 10월 18일 오후 10:38 · 수정됨 ·
- 안면 있는 분 중에 주식 기준으로 자산이 수백억은 될 분들이 꽤 있다.
- 당연히 자랑은 아니고, 자랑이 될 수도 없다. 이 업종에서는.
- 그 분들한테 투자해달라는 말, 도와달라는 말 꺼내본 적이 아직 없다. 못 하겠더라.
- 같이 맥주 마시던 사람들이 잘 되었다고, 우리 좀 도와주세요 하려니, 그게 인간 관계에 대한 배신 같았다. IPO까지 가고 나서는 연락도 잘 못 하겠더라. 돈 보고 친한 척 하는거 같잖아? 별 거아닌 자존심일 수도 있겠다. 아니, 그럴거다.
- 그쪽에도 득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안고 제안하는게 아니면 할 수 없었다.
- 사람에 따라서는 애초에 별로 안 친했ㅎㅎ으니까 그런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 어쩌면 이래서 내가 이 일이 - 회사의 경영이 - 안 맞는 걸 수도 있겠다.
- 아직도 공적인 일로 정부 고위층 만났을 때, 구체적으로 도움 요청 안한걸 가끔 후회한다. 어떻게 도와줄까 했을 때 우리는 열심히 해서 잘 할 수 있습니다. 라고 대답했었다. 절실함이 부족했던게 아닐까.
- 앞으로 두가지 숙제가 있다.
- 하나는 지금 일 돕고 있는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 겸업이라는 형태까지 용인하면서 나를 믿어준 회사고 사람들이다. 전력으로 보답하고 싶다. 다행히 프로젝트가 성향과 맞는 것이다.
- 하나는 게임넥스트웍스를 생존시키는 것이다. 약간의 운이 따라주면, 내년에 흑자 전환을 할 수 있다. 규모는 작지만, 우리도 1인당 매출이 1억 바라본다. 소수의 직원이 확실히 일한만큼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거다.
- 잘 나가는 회사보다 일하는 사람들부터 행복한 회사가 더 중요하다.
- 한 명 한 명의 직원의 만족을 채워줄 수 없는 이상 규모 늘리지도 않겠다.
- 늘리기도 어렵지만...
- 업계 전체에 기여할 수 있는 회사가 되자, 같은 비전을 생각했었는데, 급하니까 그런 생각 할 수가 없었다. 비전을 유지할 수 없으면, 사단이 난다.
- 정말 프로젝트 성공이 목 마르다.
- 그저 일을 해내고 싶다. 다른거 안 바란다.
- 당분간 SNS에 뉴스, 리뷰, 사례, 분석이 아닌 개인적인 이야기는 가급적 안 쓰려고 한다...
- 김윤상
- 10월 18일 오후 9:59 ·
- 몇 달 전에 친한 게임 개발사 대표님과 심각한 이야기 나누다가, "항 우울제 안 먹는 중소 개발사 사장이 있겠습니까?"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 나 같은 경우 보기와는 달리 예민하고 그런 성격상의 문제도 분명 있겠지만(크겠지만), 남의 일이 아니었다. 능력이든, 팀웍이든, 자금이든, 아무나 시작할 일은 아니긴 하다는 생각이 든다.
- 히트를 했든 안 했든, 직원 10명 이상 데리고 3년 5년 꿋꿋히 사업을 유지해왔다면 그것만으로도 분명 존경할만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 대히트 국민 게임 만들고 강남에 건물 올린 어느 회사 창업자 선배님이 자기 회사가 10명, 30명, 50명, 100명이 될 때마다 위기와 기회가 왔었다는 말 했던게 생각난다. 서른살도 안 된 그때는 뭐 당연한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한살한살 나이 먹을 때마다 뼈에 사무치는 이야기다.
- 나같은 경우, 10명 전후 시점에서 참패를 경험했었다. 어쩌면 그게 내 역량의 한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 인큐베이터, 엑셀러레이터의 시드투자를 거쳐,
- 시리즈 A 투자를 받고 살아남아 한 번 더 투자를 받고,
- 물론 매출이 나야겠지만,
- 서류상으로든 뭐든 수백억 밸류를 운운하는,
- 창업한지 2년인가 3년이 넘었는데 직원 숫자가 20명이 안 되면 성장세가 느린거니까 집어치우라는, 그런 스타트업 월드에서 성립되는 이야기만 믿고 뛰어들면
- (운을 포함해서) 탁월하게 우수한 사람들이 아닌 경우 참패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창업하기 전부터 본인들부터가 너무 재밌어서 끝내주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아닌 이상, 대학생들 보고 창업하라고 등 떠미는건 이제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현세의 지옥을 굳이 학생들에게 권해줄 필요가 있을까? ...
- 사업은 돈을 벌어야 한다. 흑자를 내야 한다.
- 애초에 그러기 위해서는 체력과 정신력과 최소한의 자금이 필요하다.
- 자기 생각에 동의하고, 조금씩은 서로 희생할 수 있는 사람들도 필요하다.
-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정말 특별한 무기가 없으면, 안하는게 맞다.
- 스타트업을 하는게 아니라 장사, 사업을 해야한다.
- 성장보다 생존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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